빠른 걸음으로 일을 보고
오는 길은 조용한 골목으로 걸어봅니다.
두 사람이 지나면 어깨가 맞 닿을 듯한 골목.
그 골목을 지나오니
봄꽃같은 할머니가 마실을 가십니다.
탁하고 시끄러운 대로를 쫒기듯 지나쳐 한 숨 돌리고 나니
허름한 옛 모습의 전주식당이 보입니다.
백반을 주문하고 오랜 손때가 묻은 탁자를 살피는데
반가운 물건이 보입니다.
주인 할머니와 오래도록 함께 했을 물주전자.
이곳에 살면서는 무심코 지나쳤던 그 길
허름하고 보잘 것 없다고 느껴지는 것들이
새롭게 보이기 시작합니다.